보통 비염을 떠올리면 우리는 흐르는 콧물과 코막힘, 재채기와 같은 증상을 떠올리곤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잘 알려진 증상 외에도 가래, 목 통증, 기침과 같은 비염 증상도 있습니다. 이는 바로 '위축성 비염'에서 많이 보이는 증상입니다.

위축성 비염이란?
위축성 비염은 코 점막이 건조해 바짝 쪼그라들면서 기능이 많이 떨어진 상태를 말합니다. 비염이 생긴지 얼마 안 된 분들은 보통 콧물과 코막힘, 재채기를 호소하는 것과 달리, 위축성 비염은 더 나아가 가래, 목 통증, 기침, 코 마름, 코딱지, 코피 등을 호소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위축성 비염, 코 기능 떨어져 발생...호흡곤란 호소
위축성 비염 증상은 보통 비염이 오래되거나 심한 감기나 독감, 코로나 19 등에 걸리게 되어 코의 기능이 급격하게 떨어질 때 나타납니다. 막연히 코 점막이 쪼그라들어 공간이 넓어지면 코가 시원하게 뚫릴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베르누이의 법칙이라는 물리법칙에 의해 오히려 숨쉬기가 더 답답해집니다. 공간이 넓어지면 오히려 공기의 흐름이 넓어져서 코에서 몸 안으로 공기가 깊숙이 들어가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위축성 비염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은 공기가 폐까지 원활하게 들어가지 못해 코막힘을 넘어 호흡곤란을 호소하곤 합니다.

비강건조증 부르는 위축성 비염, 해결 방법은?
건강한 코 점막은 따뜻하고 통통하며 촉촉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위축성비염 환자분들의 코 점막은 건조해져 아예 쪼그라든 모양새를 하고 있습니다. 이때, 코 점막 중에서 가장 중요한 하비갑개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태라 볼 수 있습니다.

하비갑개는 폐가 항상 편하게 호흡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관으로 차가운 외부의 공기를 가열, 가습해 항상 따뜻하고 촉촉한 공기를 호흡기로 들여보냅니다. 건강한 하비갑개는 이런 기능을 문제없이 수행하는 데에 반해, 건강하지 못한 하비갑개는 이런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우리 몸은 계속 따뜻하고 촉촉한 공기로 보내주려고 노력하는데요. 이때 일어나는 것이 바로 비염 증상입니다. 콧물이 빠르게 흘러서 건조한 공기를 축축하게 만들고, 재채기로 차가운 공기가 몸 안으로 못 들어오도록 뱉어내는 것이죠.

항히스타민제 혹은 항생제와 같은 약물로 코 점막을 바싹 말려버리면, 하비갑개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회복 반응이 사라지게 됩니다. 위축성 비염과 오래된 만성비염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더더욱 하비갑개를 촉촉하게 만드는 치료법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비염을 해결하고 싶으시다면 반드시 하비갑개를 근본적으로 건강하게 만들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치료를 권장합니다.

글 = 라민영 원장(라경찬한의원 한의사)

<전문가 칼럼은 하이닥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