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배경
서브이미지

진료시간안내

  • 평 일 오전9시 ~ 오후6시반
  • 토 요 일 오전9시 ~ 오후1시
  • 점심시간 오후1시 ~ 오후2시

야간진료 : 화요일,금요일
오전 9시 ~ 오후 8시

02-2038-8909


홈으로

제목

"고지혈증, 살찐 사람만 걸린다?"… 전문의가 짚어본 오해와 관리법

image

고지혈증은 필요 이상의 지방 성분이 혈액 내에 존재하여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특별한 자각 증상은 없지만, 방치할 경우 혈관 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여 혈관을 좁히고 막아 치명적인 심뇌혈관 질환의 '씨앗'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지혈증을 '비만 환자의 전유물'로 여기거나, '특정 식품, 주스로 혈관 청소가 가능하다'는 식의 잘못된 믿음이 퍼져 있어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가정의학과 조성현 원장(조성현가정의학과의원)은 "특히 최근에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운동 부족, 수면·스트레스 문제로 20~30대 젊은 층의 발병이 빠르게 늘고 있다"라며 "자각 증상이 거의 없는 만큼, 조기에 관리 습관을 잡고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번 기사에서는 고지혈증을 둘러싼 오해를 바로잡고, 약물 치료와 생활습관 교정을 포함한 올바른 관리법에 대해 알아본다.

고지혈증은 '살찐 사람의 병'이라는 인식이 여전합니다. 체형과는 실제로 어떤 관련이 있나요?
고지혈증은 단순히 살이 많이 찐 사람에게만 생기는 병이 아닙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마른 체형이라도 내장지방이 많은 경우가 있고, 이런 분들 중 상당수는 혈액검사에서 ldl(나쁜 콜레스테롤)이 높게 나옵니다. 또한 고지혈증은 간의 콜레스테롤 합성 능력, 유전적 특성, 생활습관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습니다. 따라서 체중 숫자보다는 혈액검사 수치, 복부 내장지방 정도, 가족력 여부가 더 중요한 평가 기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젊은 고지혈증 환자가 특히 더 위험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젊은 나이에 시작된 고지혈증은 그만큼 혈관 손상이 일찍부터 누적된다는 의미입니다. 겉으로 아무 증상도 느끼지 못하더라도, 혈관 속에서는 미세한 염증과 손상이 조용히 진행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쌓인 손상은 40~50대에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큰 사건으로 갑자기 나타날 수 있습니다. 현재의 식습관, 운동량, 수면, 흡연 여부 등이 10~20년 뒤의 '혈관 나이'를 결정한다고 생각하고 관리하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고지혈증 검사에서 보는 'ldl·hdl·중성지방'은 각각 어떤 의미인가요?
ldl은 흔히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부르며, 혈관 벽에 쌓여 동맥경화의 직접적인 원인이 됩니다.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는 일반 성인은 100mg/dl 미만이 바람직하고, 이미 심장질환이나 당뇨가 있는 고위험군은 70mg/dl 이하로 관리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반대로 hdl은 '좋은 콜레스테롤'로, 혈관 속 ldl을 간으로 운반해 제거하는 역할을 합니다. 남성에서 40mg/dl 미만, 여성에서 50mg/dl 미만이면 낮은 편으로 보고 심혈관질환 위험 신호로 해석합니다.

중성지방(triglyceride)은 여분의 에너지가 지방 형태로 저장된 것입니다. 150mg/dl 이상이면 높다고 판단합니다. 중성지방은 기름진 음식보다 당분, 과식, 야식, 술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는 점도 기억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건강검진에서 수치가 정상이면 안심해도 되나요?
한 번의 정상 수치만으로 완전히 안심하기는 어렵습니다. 콜레스테롤 수치는 식사 내용, 스트레스, 수면 상태, 운동량, 여성호르몬 변화 등에 따라 쉽게 변합니다. 검사 전날 회식만 해도 수치가 20~30mg/dl 정도 차이 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 정상 나왔다'는 결과보다, 6개월~1년 간격으로 반복 검사해 수치의 추이를 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일정 기간 꾸준히 추적했을 때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지가 진짜 평가 포인트입니다.

식단 조절과 운동만으로도 수치를 낮출 수 있다는데, 어느 정도까지 가능한가요?
초기 고지혈증 환자의 경우, 3개월 정도 식단 개선과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면 ldl 수치를 대략 10~20% 정도 낮출 수 있습니다.

다만 가벼운 산책 수준으로는 부족하고, 일주일에 4~5회, 한 번에 40분 이상 '체온이 오르고 숨이 조금 찰 정도'의 강도로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같은 운동을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식단 역시 튀김, 삼겹살, 라면, 패스트푸드처럼 포화지방이 많은 음식은 줄이고, 대신 등푸른 생선, 견과류, 올리브유, 통곡물, 채소 중심으로 바꾸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름기 많은 음식 줄이기' 외에 고지혈증 관리에서 놓치기 쉬운 생활습관 요인은 무엇인가요?
실제 진료에서 가장 자주 보는 악화 요인은 야근과 함께 먹는 야식, 단 음료, 수면 부족, 과도한 스트레스입니다. 밤늦게 먹는 라면, 치킨, 편의점 도시락 등은 인슐린 활성도가 떨어진 시간대에 섭취되기 때문에, 중성지방이 바로 간에 지방으로 쌓이기 쉽습니다. 또 믹스커피, 밀크티, 에너지드링크 같은 달콤한 음료는 짧은 시간 안에 중성지방을 급격히 증가시킵니다.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 역시 콜레스테롤 합성 효소를 활성화해 수치를 높이는 요인이 됩니다. 따라서 '기름기'만 줄이는 것이 아니라 야식·당분·수면·스트레스까지 함께 관리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혈관을 깨끗하게 해준다'는 주스나 디톡스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실제로 도움이 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음식이나 주스만으로 혈관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녹여 없애는 방법은 없습니다. 콜레스테롤은 혈관 벽의 깊은 층(내피 아래)에 침착되기 때문에, 음료나 특정 식품으로 물리적으로 '청소'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오히려 과일주스는 당분이 높아 중성지방을 더 올릴 수 있습니다. 혈관 건강의 핵심은 이미 쌓인 것을 청소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 쌓이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꾸준한 식습관 조절과 규칙적인 운동, 필요시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콜레스테롤 약은 한 번 먹기 시작하면 끊을 수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정말 평생 약을 먹어야 하나요?
'무조건 평생 먹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고지혈증은 만성 대사질환이기 때문에 약을 중단하면 대부분 수치가 다시 올라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심혈관질환, 당뇨, 고혈압, 흡연, 가족력 등이 있는 고위험군이라면 꾸준한 약물치료가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한 번 시작하면 절대 줄이거나 중단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생활습관 개선을 잘 유지해 일정 기간 수치가 안정된다면, 전문의 판단에 따라 용량을 줄이거나 중단을 시도하는 '전략적 조절'이 가능합니다. 다만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 단계적으로 조정해야 합니다.

약이나 생활습관 개선으로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오면 '완치'라고 봐도 될까요?
수치가 정상 범위로 돌아왔다고 해서 완치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정상 수치는 '현재 조절이 잘 되고 있는 상태'를 보여줄 뿐이고, 식습관이나 운동을 느슨하게 하면 다시 올라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상화는 '끝'이 아니라 '유지의 시작'입니다. 약을 줄이거나 중단하더라도, 생활습관 관리만큼은 평생 이어가야 재발을 막을 수 있습니다.

고지혈증을 조기에 발견하고, 장기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중요하게 봐야 할 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정기적인 혈액검사를 통해 내 수치를 정확히 아는 것, 둘째, 그 결과에 맞춰 식습관과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입니다. 식단 조절과 운동은 단기간 '프로젝트'가 아니라 평생 가져가야 하는 건강 습관입니다. 약물치료는 이런 생활습관 관리를 보조해 장기적인 혈관 보호 효과를 높여 주는 역할을 합니다. 혈관 건강에는 기적 같은 단기 해법은 없지만, 확실한 방법은 있습니다. 지속적인 관리, 그것이 가장 강력한 치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