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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흡연자도 예외 없다… 놓치면 위험한 '폐암' 조기 신호는? ①
폐암은 여전히 국내 암 사망 원인 1위에 자리하고 있다. 흡연율 감소와 의료 기술 발전에도 불구하고 사망률이 쉽게 낮아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상당수 환자가 병이 진행된 뒤에야 진단받기 때문이다. 실제로 폐는 통증을 느끼는 신경이 거의 없는 장기로, 종양이 상당히 커질 때까지도 뚜렷한 증상을 느끼기 어렵다.
최근에는 비흡연자 폐암 진단 비율이 늘면서, 더 이상 특정 위험군에 국한된 질환이 아니라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생활환경 변화, 유해 물질 노출, 유전자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폐암의 양상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결국 폐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초기에 나타날 수 있는 작은 신호'를 정확히 알고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본 기사에서는 심장혈관흉부외과 황진욱 교수(고려대학교 안산병원)의 자문을 바탕으로, 폐암의 사망률이 높은 이유와 반드시 의심해야 할 조기 경고 신호를 정리했다.
폐암 사망률이 높은 이유
폐암은 폐 조직에서 비정상적인 세포가 통제 없이 증식해 종양을 형성하는 질환으로, 크게 비소세포폐암과 소세로 폐암으로 나뉜다. 두 유형 모두 전이가 빠르고 주요 장기를 침범하기 쉬워, 치료 시기를 놓치면 예후가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
폐암의 사망률이 높은 가장 큰 이유는 '진단 시점이 늦다'는 점이다. 황진욱 교수는 "폐암은 병이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특별한 이상을 느끼기 어려워 조기 진단이 쉽지 않다"고 설명한다. 폐에는 통증 수용체가 거의 없어 종양이 커져도 통증이 나타나지 않고, 기침이나 호흡곤란 같은 증상도 기관지가 막히거나 흉막에 물이 차야 비로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많은 환자가 뇌·뼈·간 등으로 이미 전이된 상태에서 진단된다. 진행성 폐암은 치료 선택지가 제한되고, 생존율 역시 급격히 낮아진다.
기저질환 역시 중요한 변수다. 장기간 흡연력이 있는 환자들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나 심혈관 질환을 동반한 경우가 많다. 황 교수는 "기저질환이 있으면 폐 기능과 전신 체력이 떨어져 수술이나 항암치료 같은 적극적인 치료를 견디기 어려워지고, 이는 결국 생존율에도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말한다.
비흡연자 폐암 비중이 커진 이유
최근 '담배를 피우지 않는데도 폐암에 걸린다'는 이야기를 자주 접한다. 이로 인해 비흡연자 폐암이 급격히 늘고 있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비흡연자의 폐암 발생이 갑자기 증가했다기보다는 진단 환경과 사회적 변화가 맞물리며 이전보다 더 많이 발견되고 있는 상황에 가깝다. 즉 새로운 위험 요인이 발생했다기보다,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폐암이 의료 기술의 발전과 환경 변화로 인해 눈에 띄게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가장 큰 변화는 흡연자 감소다. 금연 정책 강화로 흡연 인구가 줄어들면서, 전체 폐암 환자 중 비흡연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커졌다. 이로 인해 비흡연자 폐암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는 '통계적 착시'가 발생했다. 여기에 저선량 ct 검사 보급과 영상 기술의 발전도 영향을 미쳤다. 과거에는 발견이 어려웠던 작은 폐결절이나 간유리음영(ggo) 형태의 초기 선암까지 진단이 가능해졌고, 이러한 유형은 비흡연자에게서 비교적 흔하게 발견된다.
환경적 요인도 빼놓을 수 없다. 비흡연자라고 해서 폐암의 환경적 위험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간접흡연, 실내 라돈,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연기, 대기오염 등은 흡연 여부와 관계없이 폐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황진욱 교수는 "비흡연자라도 유해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폐암 위험은 충분히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동아시아 인구에서 상대적으로 흔한 특정 유전자 변이 역시, 흡연과 무관하게 발생하는 폐암과 연관된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놓치기 쉬운 폐암 경고 신호 5가지
폐암은 초기 대부분 무증상이지만, 다음과 같은 변화가 2~3주 이상 지속된다면 반드시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① 새로 생긴 기침이 계속되거나 밤에 심해짐
② 소량의 피가 섞인 가래(혈담) 또는 객혈
③ 이유 없는 호흡곤란이나 흉통
④ 회복되지 않는 쉰 목소리, 삼킴곤란
⑤ 원인을 알 수 없는 체중 감소와 지속적인 피로
황진욱 교수는 "목소리가 이유 없이 쉬고 회복되지 않거나, 물을 마실 때 사레가 자주 들리는 경우에는 성대 신경 침범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폐렴이 같은 부위에서 반복되거나 항생제 치료에도 잘 낫지 않는 경우, 기관지가 종양에 의해 막혀 있을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 두통, 어지러움, 허리 통증 등 전신 증상은 전이를 시사하는 신호일 수 있다.
감기와 어떻게 구별할까
폐암의 초기 증상은 감기나 기관지염과 유사해 혼동되기 쉽다. 가장 중요한 구별 기준은 '지속 기간'이다. 감기는 보통 1~2주 내 서서히 호전되지만, 폐암과 관련된 기침이나 쉰 목소리는 시간이 지나도 개선되지 않거나 점차 악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감기약을 복용해도 3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 △콧물·인후통 없이 나타나는 쉰 목소리 △사레들림과 삼킴곤란이 잦아지는 경우 △같은 부위에서 반복되는 폐렴은 단순 감염으로 보기 어렵다. 이러한 변화가 있다면 즉시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폐암은 조기 발견이 어렵지만, 병기와 조직형, 유전자 변이 여부에 따라 치료 전략이 크게 달라진다. 다음 2편에서는 황진욱 교수와 함께 폐암 치료의 실제 과정과 병기별 치료 선택 기준, 면역·표적치료 등 최신 치료 흐름, 그리고 생활 속 예방 수칙을 자세히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