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과 대장암은 우리나라에서 여전히 높은 발병률과 사망률을 보이는 주요 암이다. 그러나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 내시경 검사는 단순한 진단 도구를 넘어, 검사 도중 발견되는 용종이나 전암 병변을 바로 제거할 수 있어 예방과 치료가 동시에 가능한 효과적인 방법이다. 내과 전문의 김용훈 원장(연세탑내과의원)은 "무증상일 때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치료 부담을 줄이고 예후를 개선할 수 있다"며 "특히 가족력이나 과거 병력이 있는 경우 정기적인 위·대장내시경 검사는 가장 중요한 예방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소화기내시경 세부전문의이기도 한 김 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건강검진에서 내시경 검사를 강조하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50세 이후에는 위와 대장 질환의 발병 위험이 크게 높아집니다. 특히 위암과 대장암은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어서 발견이 늦어지면 치료 범위가 넓어지고 예후도 좋지 않습니다. 내시경 검사는 단순히 진단만 하는 것이 아니라, 검사 중 발견된 용종이나 전암 병변을 바로 제거할 수 있어 예방과 치료가 동시에 가능합니다. 또 위·대장 상태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기록해두면 이후 건강 관리 계획을 세우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증상이 없어도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하나요?
네. 복통, 체중 감소, 혈변 같은 증상은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뒤에야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증상일 때 검사를 받으면 치료 범위가 작고 회복도 빠릅니다. 실제로 첫 건강검진에서 아무 증상 없이 오셨다가 2cm 이상의 대장 용종이나 조기 위암이 발견된 사례도 있습니다. 증상이 없다고 안심하기보다,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이 바로 내시경 검사라고 보셔야 합니다. 특히 가족력이나 과거 병력이 있다면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는 중요한 예방 수단입니다.

내시경 검사는 얼마나 자주 받는 게 좋을까요?
일반적으로 위내시경은 2년에 한 번, 대장내시경은 5년에 한 번을 권장합니다. 다만 가족 중 위암이나 대장암 진단을 받은 사람이 있거나, 이전 검사에서 고위험 용종이 발견된 경우라면 위내시경은 매년, 대장내시경은 3~5년에 한 번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또 만성 위염, 장상피화생, 대장 염증 질환처럼 재발 위험이 높은 질환이 있다면 검사 간격을 더 짧게 두는 것이 좋습니다. 결국 과거 검사 결과와 현재 상태를 토대로 개인 맞춤형 주기를 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고령 환자들이 내시경을 꺼리는 이유와 해결책은 무엇인가요?
가장 큰 이유는 시술 중 불편감과 합병증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면내시경과 고해상도 장비의 발전으로 검사 시간이 짧아지고 불편감도 크게 줄었습니다. 고령 환자의 경우에는 기저질환을 고려해 사전 검사를 철저히 진행하면 안전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검사 전에는 심전도, 폐 기능, 혈압, 산소포화도 등을 확인하고, 필요할 때는 심장 전문의와 협진하기도 합니다. 시술 중에는 호흡, 맥박, 산소포화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위험 상황에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런 준비가 갖춰진 환경이라면 고령층도 안심하고 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위·대장 내시경을 동시에 받는 것에는 어떤 장점이 있나요?
첫째, 한 번의 수면 마취로 위와 대장을 모두 검사하니 환자 부담이 줄어듭니다.
둘째, 위와 대장에서 동시에 질환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어, 동시 검사가 조기 진단 확률을 높입니다.
셋째, 검사 후 회복과 생활 복귀가 한 번에 가능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위·대장 동시 검사를 선택하는 환자가 늘고 있으며, 다양한 연령대에서 만족도가 높습니다. 다만 개인의 건강 상태와 위험 요인을 평가하고, 필요할 경우 심장·호흡기 질환 관리 계획을 병행해 안전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시경에서 주로 발견되는 질환은 무엇인가요?
위내시경으로는 위염, 위궤양, 조기 위암, 헬리코박터균 감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장내시경으로는 대장 용종, 염증성 장질환, 조기 대장암, 혈관 기형 등을 발견합니다. 특히 용종은 시간이 지나면 암으로 발전할 수 있어 발견 즉시 제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장암은 조기 발견 시 5년 생존율이 90% 이상이지만, 진행 정도에 따라 절반 이하로 떨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증상이 없을 때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생존율을 높이는 핵심입니다.

헬리코박터균은 대장 건강과도 관련이 있나요?
아직 직접적인 원인·결과 관계가 확립된 것은 아니지만, 헬리코박터균은 위 점막에 만성 염증을 일으키고 전신 염증 반응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전신 염증이 장 건강에도 간접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들이 있습니다. 따라서 위내시경에서 헬리코박터균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제균 치료를 하는 것이 전반적인 소화기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위·대장 동시 검사를 통해 위와 대장의 상태를 함께 살펴보면 장기적인 관리 계획을 세우는 데 유용합니다.

안전하게 내시경을 받기 위해 환자가 준비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첫째, 복용 중인 약과 기저질환을 반드시 알려야 합니다. 특히 항응고제나 항혈소판제를 복용 중이라면 중단 시기와 대체 약물 계획을 의사와 상의해야 합니다.
둘째, 대장내시경은 장정결제를 정확히 복용하고 전날 식이 제한을 지켜야 검사 정확도가 높아집니다.
셋째, 수면내시경을 받을 경우 최소 8시간 금식이 필요하며, 전날 과음이나 과식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준비를 철저히 하면 검사 시간이 단축되고 결과의 정확성도 향상됩니다.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은 무엇인가요?
위·대장내시경 검사는 단순히 질환을 찾는 절차가 아니라, 앞으로의 건강을 관리하는 중요한 시작점입니다. 증상이 없을 때 미리 검사해두면 치료 부담을 줄이고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현재의 건강 상태를 정확히 파악해야 앞으로의 관리 방향을 명확히 세울 수 있습니다.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지켜나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