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가 지속되면서 건조하고 찬 공기에 피부가 노출되는 탓에, 피부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특히 찬 공기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한랭 두드러기'를 앓는 사람들에게 겨울은 유난히 힘든 계절일 수밖에 없다. 피부가 차가운 공기에 닿을 때마다 피부가 간지럽고 두드러기가 생기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 한랭 두드러기가 어떤 질환인지,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차가운 공기, 찬물 등이 피부에 두드러기 유발해
한랭 두드러기란 외부 자극에 의해 발생하는 물리적 두드러기의 일종이다. 피부가 차가운 공기나 찬물, 얼음 등에 닿으면 일시적으로 접촉 부위의 온도가 내려가는데, 다시 체온이 오르는 과정에서 가려움증과 두드러기 등의 증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찬바람 등이 과도한 면역 반응을 유발해 피부의 두드러기와 가려움증 등의 증상을 불러오는 것이다.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진현정 교수(영남대학교병원)는 "특히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철, 추운 환경에 오래 있었거나 찬바람에 노출되었을 때 한랭 두드러기가 많이 생기는 편"이라며 "보통은 두드러기, 가려움증 등의 피부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 편이지만, 그런데 심한 경우 △호흡곤란 △어지럼증 △의식저하 △쇼크까지 발생하는 '아나필락시스'로 나타날 수도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와 관찰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간혹 여름철인데도 한랭 두드러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해 진 교수는 "한겨울뿐만 아니라 여름철 찬 음료나 아이스크림을 먹은 후, 에어컨 바람에 노출되는 경우, 찬물에서 수영을 하는 경우에도 두드러기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계절에 관계없이, 피부의 온도가 떨어질 만큼 차가운 공기나 추운 환경에 노출되면 언제든지 증상이 발생 가능한 것이다.

콜린성 두드러기와는 유발 원인 달라…얼음 이용해 구분 가능
흔히 한랭 두드러기와 흔히 혼동하는 질환이 있는데, 바로 콜린성 두드러기다. 콜린성 두드러기 또한 온도 변화가 클 때 가려움증과 두드러기 증상이 나타나는 물리적 두드러기에 해당하기 때문. 진현정 교수는 "한랭 두드러기는 주로 추운 환경이나 차가운 물질에 노출되었을 때 증상이 나타나는 반면, 콜린성 두드러기는 뜨거운 물로 샤워하거나 운동, 매운 음식을 먹을 때, 긴장할 때처럼 심부 체온이 올라갈 때 증상이 나타난다"라며 두 질환의 차이를 소개했다.

겨울철 차가운 외부 환경에 있다가, 실내로 들어온 후에 증상이 나타나는 상황이라면 두 질환을 구분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때는 피부에 얼음조각을 5~10분 정도 올려두고 반응을 관찰해 보면 된다. 한랭 두드러기가 있다면 얼음에 닿았던 피부에 두드러기가 발생한다. 반면 콜린성 두드러기의 경우 얼음을 댔을 때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데, 땀이 나도록 운동을 하거나 더운물로 목욕을 한 후 증상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완치 어려운 한랭 두드러기, 증상 조절이 관건
한랭 두드러기는 현재로서는 완치 방법이 없는 질환이다. 진현정 교수는 "증상을 효과적으로 조절하고 불편함을 줄이는 것이 최선인데, 이를 위해서는 가능한 추운 환경이나 차가운 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서는 겨울철 외출 시에는 목도리와 장갑, 마스크 등을 착용해 피부가 찬 공기에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찬물로 씻거나 수영을 하는 것도 증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하는 것이 좋겠다. 또한 여름철에도 차가운 에어컨 공기를 쐬거나 차가운 음식을 먹을 때 증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두를 수 있는 긴 옷을 준비해 두고 실내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증상이 나타날 경우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면 가려움과 두드러기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진 교수는 "두드러기가 매일 나타나거나, 증상이 너무 심한 경우 항히스타민제를 매일 복용하거나 고용량으로 복용하는 방법이 있다"라며 "만약 기존 항히스타민제에 반응하지 않을 정도로 증상이 심한 경우라면 '면역글로불린 e 항체주사(오말리주맙)'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도움말 = 진현정 교수(영남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