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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 때만 되면 단 것 찾는 이유…주범은 비만과 당뇨병 유발하는 ‘이 호르몬’

생리 때가 되면 식욕이 부쩍 증가하고 초콜릿, 과자처럼 단 음식이 당긴다는 여성이 많다. 그냥 기분 탓이라고 여기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 여기에는 과학적인 이유가 있다. 여성들은 생리를 앞두고 뇌 시상하부 영역의 인슐린에 대한 민감성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생리 때가 되면 단 음식이 당기는 경우가 많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생리를 앞두고 식욕 왕성해지는 이유, ‘인슐린’ 때문독일 튀빙겐대 의과대학(medicine of eberhard karls university of tubingen) 연구팀이 가임기 여성 15명의 뇌를 자기공명영상(mri)으로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연구의 공동 수석 저자인 내분비학과 마틴 헤니(martin heni) 교수는 “뇌는 대사 변화에 기여하여 생리 주기 동안 식습관을 변화시킨다”며, “연구 결과는 생리 전에 여성이 식욕과 단 음식에 대한 갈망을 느끼는 현상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인슐린은 췌장에서 생성되지만, 혈액-뇌 장벽을 통과하여 전신에 걸쳐 대사와 에너지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슐린은 간에서 포도당의 생산을 억제하고 근육을 포함한 말초조직으로 포도당 흡수를 자극하여 혈당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성들이 생리를 앞두고 식욕이 왕성해지고 단 음식을 갈망하는 것은 생리 전 단계에서 뇌가 호르몬의 일종인 인슐린에 대한 반응이 떨어지기 때문이었다. 연구팀은 참가자의 코를 통해 인슐린을 투여했다. 그 결과, 마지막 ‘생리(약 5일)’ 다음 날부터 배란 전의 ‘여포기(약 9일)’ 동안 뇌의 시상하부에서 상당히 큰 활동이 포착됐다. 하지만 배란 후 생리 전인 ‘황체기(약 14일)’에는 뇌 활동이 더 줄었다. 여포기는 생리 이후 여포(난포)에서 에스트로겐이 분비되어 자궁벽이 점차 두터워지는 기간이다. 성숙된 여포로부터 난자가 배출되는 시기를 배란기라고 하는데, 이때 에스트로겐은 최대치를 찍는다. 배란 후부터 생리 전인 황체기 14일간 에스트로겐은 감소하고 프로게스테론은 증가한다. 프로게스테론은 배란 후 자궁 내막을 안정화시켜 임신이 유지되게 하며, 새로운 여포가 성숙하는 것을 막아 배란을 억제한다. 인슐린 또한 여성의 생리 주기에 관여한다. 여성은 생리 주기의 전반기인 여포기에 난자를 생산하기 위해 에너지를 비축한다. 자궁벽을 두껍게 하기 위해 배란 전에는 인슐린을 필요로 하지만, 이후에는 더 이상 인슐린을 크게 필요로 하지 않는다. 따라서 황체기에는 인슐린 민감성이 떨어져 식욕이 왕성해지고 체내 지방이 쉽게 축적돼 음식 섭취에 주의가 필요하다. 본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타볼리즘(nature metabolism)’에 게재됐다.다양한 호르몬이 복합적으로 관여해종전 연구 결과들을 보면 생리 전 단 음식과 함께 전반적인 음식에 대한 갈망이 커지는 데는 여성호르몬의 변화도 관여한다. 앞서 말했듯이 배란을 시작한 뒤 생리를 하기 전까지 황체호르몬으로 알려진 프로게스테론 분비가 늘어나고 에스트로겐 분비는 줄어든다. 이때 프로게스테론은 혈당을 떨어뜨리고,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세로토닌 분비를 감소시킨다. 이에 따라 우리 몸은 혈당 수치를 높이고 일시적으로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시키는 단 음식이나 탄수화물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 이 외에도 생리 직전의 급격한 호르몬의 변화는 체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자극하는데, 이는 인슐린 농도에 영향을 미쳐 당분 섭취 욕구를 상승시킨다.생리 끝나면 무조건 살이 빠진다...‘no’많은 여성들이 생리 직전 체중이 급격히 늘었다가 생리 후 다시 감소하는 현상을 경험한다. 생리 전 높아진 프로게스테론 농도로 인해 몸이 수분을 머금고 있기 때문이다. 이후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떨어지면서 생리가 시작되면 체내 수분이 빠지면서 체중이 감소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그러나 이는 체중에 불과하다. 체지방은 오히려 증가했을 가능성이 높다. 프로게스테론은 지방분해 효소의 작용을 억제해 몸을 지방이 축적되기 쉬운 상태로 만든다. 같은 양의 음식을 먹어도 인슐린 민감성이 떨어져 더 많은 양의 인슐린이 분비되고 지방이 쉽게 축적되는 것. 살 찌는 것을 막고 싶다면 생리 직전 초콜릿, 케이크 등의 고탄수화물 음식보다는 바나나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바나나에는 세로토닌 합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아미노산인 트립토판이 다량 함유돼 있다.